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는 도중 6m 높이에서 추락해 뇌사상태가 된 손현승 씨(39세)가 11월 12일 부산대병원에서 심장, 신장(좌, 우)를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손현승 씨는 부산의 L호텔에서 현수막을 달다가 6미터 리프트에서 떨어져 뇌사 상태가 됐습니다.
특히 기증자의 형이 부산의 모 대학병원에서 폐이식을 담당해 오던 의사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는데요.
그는 “그동안 아픈 환자들을 위해 수없이 많은 수술을 했지만 내가 기증자 가족이 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깨어날 수 없는 뇌사라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오직 동생의 일부분이라도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며 오열했습니다.
현승 씨의 가족 중 한 명이 환자를 대하는 의사이긴 하지만 가족의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이식의료인으로 가지는 사명감과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 보내야만 하는 그의 부모님의 입장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던 그는 결국 평소의 신념대로 뇌사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함을 알리며 기증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손현승 씨는 지난 1981년 거제도에서 2남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평소 인정이 많고, 타인을 위해 소소한 부분까지 챙겨주는 섬세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길을 가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분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성격이었기에, 동생의 성격을 잘 아는 형이 기증을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고 손현승 씨의 형 손봉수 교수(양산부산대병원 흉부외과)는 “저 또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기증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지금도 이식 대기 중에 많은 분들이 돌아가신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우리 가족의 일이 알려져 기증이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분들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의사이기 때문에 기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동생이 뇌파가 움직이지 않고 여러 장기가 망가지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기증을 해서 동생의 일부분이라도 어딘가에 살아있는 것이 차라리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조원현 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이식의료진으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온 의사가 뇌사장기기증 동의를 해주신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며, 생명나눔을 위한 그 뜻이 잘 전해지도록 노력하겠다. 생명을 살리는 이식은 누군가의 소중한 기증 결정에서부터 시작되기에 기증자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