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지원이 1500m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박지원에게 이목이 쏠리면서, 그의 스케이트 스토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세계선수권 대회 첫 개인전 우승, 서울에서 애국가 울린 박지원

박지원은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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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출발선에서 한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고, 2분 17초 79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1500m의 강자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시겔과 캐나다의 파스칼 디옹을 제치며 1위를 차지한 것인데요.

박지원은 결승선에서 우승을 차지하자마자 활짝 웃으며 포효를 했고, 화끈한 세레모니를 펼쳤습니다. 또한 함께 고생한 코치진들과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대회 개인 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며, 2016년 서울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5000m 계주 동메달과 2019년 불가리아 소피아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을 수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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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심경…린샤오쥔에 대한 전략은?

박지원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경기에 임할 때 무엇보다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경기가 생각보다 잘 풀렸다고 말하며, 지금까지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고 내일 있을 경기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결승전략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했었지만, 결국 내가 잘하는 걸 하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여 경기를 진행했다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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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서울 세계선수권 대회가 취소된 것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당시에는 아쉬웠지만, 취소가 됐기에 현재 더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지원은 12일에 열리는 남자 1000m와 남자 5000m 계주, 그리고 혼성 2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다.

박지원은 동갑내기 라이벌 린샤오쥔과의 경쟁에 대해 묻자 “특정 선수를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다가 경기를 망칠 수 있다”며 “쇼트트랙 경기는 일대일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원 인스타그램

 

불운아에서 행운아로…노력형 스케이터

박지원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케이터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 달리, 운이 따르지 않았는데요.

2년 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베이징 올림픽을 가지 못했습니다. 동갑내기로 함께 훈련한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2018 평창올림픽 당시 한국 국가대표에 발탁돼 금메달을 따고 전국민적 환호를 받을 때에도, 박지원은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원은 2번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픔을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힘든 길인 ‘아웃코스’ 방식을 더욱 가다듬어 2022년 국가대표에 복귀했습니다. 이어 월드컵 대회에서 상을 휩쓸어 세계랭킹 1위 선수로 화려하게 전성기로 복귀했습니다.

 

박지원은 “(다른 선수들이) 아웃코스가 더 어렵기 때문에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것 같다. 지치고 힘들면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밟아보지 못한 올림픽은 박지원에게는 꿈의 무대인데요. 3년 뒤인 밀라노 올림픽에서, 박지원은 나이 30세로 쇼트트랙 계에서는 노장에 속하게 됩니다.

박지원 인스타그램

 

하지만 박지원은 “더 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해서 부족한 점들을 더 채워나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서른 살을 맞이하고 싶다”며 올림픽 메달의 꿈을 놓지 않았습니다.

네티즌들은 “삶의 끈기가 대단하다” “1500m 우승 너무 축하한다” “노력하면 이룰수 있음을 배웠다” “중꺾마” 라며 박지원에게 승리의 축하와 응원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