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돌에 푹 빠진 일본 여성이 한국인 아이돌 행세를 하던 일본의 ‘지하돌’에 속아 재산을 탕진한 사연이 공개되었습니다.
일본 매체 ‘겐다이 비즈니스’는 지난 5일 지하돌에 빠져 250만엔(약 2400만원)을 쓴 일본의 40대 주부 A씨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지하돌이란 지하의 공연장에서 활동하는 일본의 비주류 아이돌을 말하며, 이들은 주로 길거리나 소규모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며 공연 티켓을 팔거나 CD를 직접 제작하여 판매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지하돌은 무대가 끝난 뒤 팬들과의 특전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합니다.
특전회는 악수, 사진, 대화, 촬영 중 원하는 항목과 멤버를 고르면 약 100초 동안의 시간이 팬들에게 주어집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약 1만명의 ‘지하돌’이 활동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A씨는 간토 교외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았으나,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아이돌 그룹 BTS의 팬이 되어 도쿄 최대의 한인타운 신오쿠보 등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그러던 중 A씨는 신오쿠보에서 한 지하돌 그룹의 멤버 B군(19)을 알게 되었고, B군은 A씨에게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A씨는 “공연 전단을 받은 게 계기였다. 소녀 같은 얼굴, 흰 피부에 끌렸다. BTS 멤버도 닮았다. 공연을 보러 오라는 말에 설레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B군의 공연은) 학예회 수준으로 엉망이었다”면서도 “열심히 춤을 추는 모습과 외모에 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A씨는 B군에게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매주 신오쿠보에 방문해 공연 티켓 등으로 회당 4만엔(약 40만원)을 지출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여성들과 앞다퉈 경쟁하며 매주 써야 하는 돈을 점점 커졌습니다. 6개월 뒤에는 B군과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B씨와 함께 피부과를 방문했다가 B씨가 한국인 행세를 했던 일본인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A씨는 “이 사실을 깨닫고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아 둔 돈은 다 써버렸지만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주변에 미성년자로 보이는 여자아이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도 B군의 관심을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노리는 사람들을 모두 적발해야 합니다”고 관심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