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주연배우도 잘 맡았던 배우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배우도 요즘은 잘 볼 수가 없는데요. 잘나가던 그에게도 흑역사가 있었습니다.
1997년, 이정진은 대학생이었던 중에 패션 모델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스타일이 좋다는 이유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였고, 이후 연극영화과로 다시 학교에 다니며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정진은 1999년부터 시트콤과 드라마에 약간씩 출연하게 되었으며, 2002년에는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서 주연을 맡게 되면서 대세 신예 배우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주연으로 떠오르기는 했지만, 아직은 갓 데뷔한 신인 배우이며, 이정진을 국민 배우로 만들어 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개봉 이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3년, 이정진은 드라마 ‘다모’에 출연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드라마 ‘다모’는 MBC에서 대하드라마인 ‘대장금’을 방영하기 전에, 짧게 방영되는 작품으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연출자였던 이재규 PD는 같은 소속사에 있던 이정진과 이나영을 각각 황보윤과 채옥 역할에 캐스팅을 제안했습니다.
소속사 측은 이정진의 출연만 확정하고, 이후 채옥과 장성백 역할에 대한 캐스팅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정진은 감독에게 자신보다 인지도가 높은 배우가 상대배역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하였습니다.
과거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상대배역의 운이 좋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는 톱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채옥역에는 하지원이 고민끝에 캐스팅이 됐고, 문제는 장성백 역할이었습니다.
장성백에는 김민준이 캐스팅되었지만, 김민준은 이정진의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인데요.
이재규 피디는 이정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황을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이정진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밝혔습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드라마 제작사는 결국 김민준의 출연을 포기하고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정진은 이서진과의 호흡이 어색하다는 이유로 출연을 거절하기도 했고, 이를 통해 이정진의 엄격한 요구와 불만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피디는 이정진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설득을 시도했지만, 이정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좋은 배우와 일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제 상대배역이 누구든 적합하지 않다면 그 사람을 대체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것은 사회 현실이 아닙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재규 PD는 여러 이야기를 하며 이정진을 설득하려 했지만, 이정진은 이서진과 김민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후 대본 연습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어떤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피디는 이정진을 하차시키는 결정을 내리고, 황보윤 역할에 이서진을, 장성백 역할에 김민준을 다시 캐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모’는 MBC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작품이었지만, 신드롬을 일으키며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이재규 PD는 MBC 공식 홈페이지에 자신의 입장이 담긴 글을 올리고, 이정진 사건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이후 이정진은 MBC에서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고, 그 후 약 5년간 MBC에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이정진은 이후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사실 톱스타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기 힘든 배우가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발로 차버린 배우, 역시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