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한 지 3주 만에 돈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다 40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으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노호성)는 살인·폭행·특수협박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1)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습니다.
A씨는 지난 6월 9일 새벽 3시쯤 서울 역삼동 자택에서 술에 취해 누워 있던 남편 B씨(41)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쯤 자수했는데요.
두 사람은 사건 전날 저녁에 다툰 뒤 화해하고 자택에서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하지만 자정쯤 다시 싸움이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A씨가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A씨는 처음 흉기를 휘두른 뒤 B씨가 쓰러지자 약 2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추가로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A씨는 혼인신고 전 B씨로부터 고가의 예물, 예금, 자동차, 주택 등을 제공받기로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자 불만이 쌓였다고 진술했습니다.
A씨는 또 남편이 자신의 언동과 옷차림을 자주 지적해 평소 불만이 있었고, 이 때문에 다툼과 화해를 거듭했다고도 하는데요.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 여부를 확인해가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때까지 거듭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살인 범행의 방법이 상당히 잔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겪었을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 사망을 확인한 뒤로도 한동안 범행 장소에 머무르며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나쁘다”고 했습니다.
다만 A씨가 자수한 점을 언급하며 “이 사건 각 범행과 그에 따른 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선 A씨가 과거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성을 공원 화장실에서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사실도 함께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건의 피해자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아 폭행 혐의에 대한 공소는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