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기 사건에 끝까지 범인을 제지한 ‘빨간 바지’ 승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비행기에서 범인 옆자리에 앉았던 이윤준(48) 씨였는데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포의 착륙 동영상 속 빨간 바지를 입은 남성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윤준씨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 제주본부 상임부회장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는 안전 교육을 위해 제주도 출장 뒤 생일을 하루 앞두고 생업 전선인 대구로 복귀하던 길이었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생일 하루 전날이 제삿날이 될 뻔했다. 휴대전화 사진들을 보고 있어서 직접 문을 여는 건 보지 못했는데 탈 때부터 그 친구 상태가 너무 안 좋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비행 동안 (범인이) 자꾸 저와 눈이 마주치고 두리번거렸다. 대구 공항에 다 왔는데 (공중에서) 문이 열렸고 (옆 자리에 앉아있던) 그 친구가 저를 보면서 웃으면서도 겁이 나는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라고 회상했는데요.
이씨는 “대각선 방향에 앉은 승무원을 보니 나에게 무언가 지시를 하려는 눈빛이었다. 승무원이 계속 눈빛으로 무언가 간절한 신호를 줬다”라고 이어갔습니다.
짧은 몇 초 사이 비행기 바퀴가 활주로에 닿으며 착지했고 옆에서는 ‘탁’하며 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이씨 귀에 들렸다고 합니다.
범인이 안전벨트를 풀고 벌떡 일어난 것인데요.
범인은 열린 출입문 앞에 있던 비상문 옆 벽면에 매달린 채로 뒤를 돌아봤다고 합니다.
눈빛을 계속 교환하던 승무원이 “도와주세요”라고 외쳤고, 이씨는 왼팔을 뻗쳐 범인의 목덜미를 낚아채 제압했습니다.
안전벨트를 차고 있었기에 일어날 수 없었던 이씨는 양손이 닿는 대로 범인이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그의 목 주위를 악력으로 잡아내느라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수초간 씨름하는데 승무원과 연이어 승객들도 도우러 왔고, 이들은 범인을 비행기 안쪽 복도로 끌고 갔습니다.
비행기는 여전히 착륙 이후 활주로를 달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큰 사고인 줄 모르고 대구로 돌아와서 하루를 보내고 나니 인터넷에서 승무원분들을 욕하는 악플이 많아서 가슴이 아팠다.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건 상황을 정리한 승무원들 덕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저한테 계속 눈으로 사인을 주신 승무원분은 끝까지 침착하게 행동하셨다. 착륙 과정에 범인을 진압하던 사람들이 튀어 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정말 안전하게 잘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