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56·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의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으로 전학조치됐고, 이에 불복해 소송까지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 본부장 아들 정모씨는 지난 2017년 강원도에 위치한 한 사립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던 정 모씨는 동급생을 상대로 폭언과 학교 폭력을 일삼았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8년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전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전학 처분 취소 소송 판결문을 보면 정씨는 피해학생을 ‘돼지새끼’라고 지칭하면서 “더러우니까 꺼져라”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또한 피해학생의 아버지가 제주도 출신이라는 이유로 ‘빨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1학년 2학기가 되면서 무리에서 빠져 기숙사 방을 따로 쓰게 된 피해학생이 방에 놀러 올 때마다 짜증을 내며 폭언을 했다는 기록도 있었습니다.
2학년으로 올라간 뒤 후배들이 전부 있는 앞에서 “돼지는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는 등 언어폭력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학생이 정씨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패닉에 빠지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불안과 우울을 겪었다고 합니다.
피해자 학생은 상위 30%를 웃돌았던 내신 성적은 학사경고 수준으로 하락했고, 1학년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교에서 생활하던 중 상태가 악화돼 귀가 조치됐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학교 측은 전학 조치했으나 정씨 측이 이에 불복해 강원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강원도학생징계조정위는 지난 2018년 5월3일 전학조치를 취소한다는 재심결정을 내리면서 학폭위가 다시 열렸고, 서면사과 및 출석정지 7일로 징계가 완화됐습니다.
이번엔 피해학생 측이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는데, 당시 학교 측 교사는 “정군이 반성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군 부모님께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되게 두려워 하신다. 2차 진술서는 부모님이 전부 코치해서 썼다”고 진술했습니다.
위원회는 회의 끝에 정씨에게 전학 조치를 추가하는 재심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원들은 “교화 가능성이 의문이고 반성의 정도가 전혀 없다”며 강제전학 조치가 적절하다고 본 것인데요.
이에 정씨 측은 2018년 7월 춘천지법에 재심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학교 측을 상대로 징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는데요.
하지만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고, 재심결정 취소 청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씨 측은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판단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다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19년 4월 원심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아들의 학폭 사건에 대해 “자식의 일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피해학생과 그 부모님께도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많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일각에서는 “현실판 드라마 ‘더글로리’다.”, “가해자는 잘먹고 잘사네”, “피해자가 너무 불쌍하다”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