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내 살인 혐의로 수감된 재일 한국인 박종현 사건의 진실

일본에서 아내 살인죄로 8년째 수감 중인 재일 한국인 박종현 씨의 사건이 오늘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조명됐습니다.

진격의 거인 편집자이자, 고단샤 출판사 편집차장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박 씨는 2016년 8월, 아내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된 사건에 휘말리며 지금까지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의 주장은 진실일까요? 무슨 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진격의거인 편집자

명문대 졸업 후 성공한 재일 한국인의 비극

박 씨는 교토대 법대를 졸업한 뒤, 일본의 대표 출판사 고단샤에서 ‘진격의 거인’ 편집을 담당하며 승승장구하던 인물입니다.

그는 일본인 아내 가나코 씨와 결혼해 네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나, 2016년 여름 끔찍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박 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 당일 새벽 1시경 귀가했을 때 아내는 산후 우울증이 악화된 상태로 막내와 함께 죽겠다고 나섰고, 박 씨는 그녀를 말리다 몸싸움을 벌였다고 합니다.

잠시 아이와 2층으로 피신해 30여 분 뒤 다시 돌아오니, 아내가 계단 난간에 자신의 재킷으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박 씨는 진술했습니다.

검찰의 의심과 박 씨의 억울함

박 씨는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아이들에게 아내의 선택을 알리고 싶지 않아 “계단에서 떨어진 것처럼 해 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은 이를 박 씨의 거짓 진술로 판단했고, 수상한 현장 상황과 모순된 진술을 바탕으로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가나코씨 부검 결과와 검찰의 가설

부검 결과, 가나코 씨의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침실 매트리스에서 발견된 소변 자국과 피 섞인 침으로 인해 검찰은 박 씨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계단에서 자살한 것처럼 위장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계단에서는 재킷 자국이나 소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검찰은 그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8년째 이어지는 법적 공방

박 씨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징역 11년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일본 최고재판소에 항소했고, 최고재판소는 사건 발생 6년 만에 “사실 오인의 가능성”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열린 환송심에서도 다시 유죄가 선고되며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습니다.

진격의거인 편집자

아빠를 잃고 자라온 네 아이의 현재

이 사건으로 박 씨와 생이별한 네 아이의 상황은 더욱 안타깝습니다.

사건 당시 9살이었던 첫째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고, 생후 10개월이었던 막내 역시 10살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큰딸은 사건 당일 새벽에 아버지가 자신을 깨웠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박 씨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일본 사법 체계에 대한 논란

박 씨 사건은 단순한 가족 비극을 넘어 일본 사법부의 형사 재판 절차와 검증 과정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검찰과 박 씨의 주장 사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일본 여론과 언론은 그의 억울함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박 씨의 마지막 호소와 진실

박 씨는 여전히 “아내를 죽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박 씨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고, 가족과의 행복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법부가 내릴 최종 판결은 그의 인생뿐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