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사업가 마이크 린치가 탔던 호화 요트가 단 1분 만에 침몰한 가운데, 이탈리아 검찰이 자연재해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영국의 한 매체는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검찰이 시칠리아 해안에서 발생한 이 사고가 자연재해가 아닌 과실치사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하며, 린치와 그의 딸을 포함한 7명이 사망했으며, 이 사고는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줬습니다.
린치와 그의 가족, 친구 등 총 22명이 탑승한 요트는 지난 19일 새벽 3시 30분경 뇌우를 만나 침몰했습니다.
이로 인해 린치와 그의 18살 딸 해나를 포함해 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린치의 아내와 다른 15명은 구조됐습니다.
린치는 1996년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창업해 대형 상장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영국의 빌 게이츠’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2011년, 오토노미를 미국의 휴렛패커드(HP)에 110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에 매각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린치는 오토노미 매각 후 HP가 막대한 손실을 본 것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기나긴 법정 공방을 벌였습니다.
결국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미국에서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려나 영국으로 돌아왔고, 이를 자축하기 위해 가족과 떠난 요트여행에서 비극적인 사고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검찰은 “과실치사에 따른 난파 사건에 대한 초기 수사에 착수했다. 선박 침몰이 해상 규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훨씬 가슴 아픈 비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이탈리아 소방구조대는 “배가 오른쪽으로 가라앉았으며, 사망자들은 왼쪽 편 객실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배가 침몰할 때 승객들이 배가 기우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당초 이 사건은 강풍을 동반한 뇌우가 요트를 덮치면서 발생했습니다. 75m 높이의 돛을 가진 길이 56m의 초호화 요트가 단 60초 만에 가라앉았고, 이탈리아의 전문가들은 요트의 용골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았고, 갑판 위의 해치가 열린 상태였기 때문에 침몰이 빠르게 일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요트의 승무원들이 시칠리아 지역의 기상 예보를 과소평가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시칠리아의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 큰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사고 당일, 영국 선적의 요트 ‘베이시안호’는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항구 벽 밖에 닻을 내렸습니다.
이때 폭풍 경보가 발령되었고, 현지 어선 약 30척은 항구 안에서 대피한 상태였지만, 베이시안호는 출항했습니다.
인근에 정박했던 선박의 선장은 “베이시안호가 지나치게 큰 돛대 때문에 전복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 배는 28m, 29m 높이의 돛대 두 개를 가지고 있지만, 베이시안호는 73m에 이르는 하나의 거대한 돛대를 가지고 있어 전복 위험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요트 제작사 측은 베이시안호가 안전하게 설계되었으며, 돛대도 충분히 지탱할 수 있는 구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작사 측은 승무원들이 안전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검찰은 부주의에 의한 난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