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16강 진출 기적을 이뤄낸 가운데, 가나가 우루과이에게 지고도 한국을 응원했던 이유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한 뒤 초조한 마음으로 같은 시각 진행 중이던 같은 조 가나와 우루과이전을 지켜봤습니다.
가나는 후반 추가시간을 가지고도 우루과이에 0-2로 졌는데요.
가나는 사실상 16강 진출을 할 수 없었지만, 우루과이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우루과이는 16강을 진출하기 위해 딱 1골이 더 필요했는데요. 하지만 가나는 우루과이의 득점을 막기위해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가나의 골키퍼 로런스 아티지기는 마치 경기에서 앞서고 있는 팀처럼 골킥 상황에서 시간을 끌었고, 오토 아도 가나 감독도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선수를 교체했습니다.
가나는 골을 만회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아 우루과이가 16강에 진출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결국 경기는 0대2로 끝났고, 가나는 우루과이에게 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가나의 응원단은 우루과이에게 야유를 보냈습니다. 또한 H조에서 16강 진출이 확정된 한국(코리아)을 외치기도 했는데요.
가나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나와 우루과이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 경기에서 맞붙었고, 당시 스코어 1대1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연장전을 치르고 있었는데요.
가나의 도미니카 아디이아가 헤딩으로 골을 넣었는데, 우루과이의 수아레스가 이를 일부러 손으로 쳐내버렸습니다.
수아레스는 바로 심판에게 퇴장당했고, 가나는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이를 실축하고 말았는데요.
이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갔고, 여기서 가나가 지는 바람에 가나가 최초 월드컵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에 가나 국민들은 우루과이와 수아레스에 대해 악감정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요.
당시 수아레스는 사과하지 않았고,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을 앞두고 “사과하지 않겠다. 그때 퇴장당하지 않았느냐”는 말로 가나 선수들과 국민들의 복수심에 불을 지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나는 우루과이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우루과이의 발목을 잡은 것을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경기 후 가나 수비수 대니얼 아마티는 “경기 중 우루과이가 1골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동료들에게 ‘우리가 16강에 갈 수 없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다만 아마티는 12년 전 ‘나쁜 손’ 사건을 복수한 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주장 앙드레 아유를 제외하면 2010년 월드컵에서 뛴 선수가 없었기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우루과이에게 회심의 ‘복수’를 성공한 가나는 한국에게는 더욱 고마운 존재가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