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준이 결승전을 치룬 후 악플 공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박태준은 지난 7일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세계랭킹 26위)를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의 부상으로 인해 기권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박태준은 경기 시작 6초 만에 상대의 몸통을 발차기로 가격해 2점을 따내며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1라운드 중반, 박태준의 오른발과 마고메도프의 왼발이 엇갈리며 마고메도프가 발목 부상을 당했고, 그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습니다. 이로 인해 마고메도프는 감점을 받아 3-0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박태준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경기 종료 14초를 남긴 상황에서 마고메도프의 통증이 악화되어 또다시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추가 감점을 받으며 9-0으로 1라운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마고메도프의 부상은 점점 심각해졌고, 결국 2라운드 시작 후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태준은 경기 중 상대의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느슨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상대의 투지를 존중하는 행위였으며, 오히려 부상을 이유로 봐주는 것이 상대에게는 굴욕이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끝난 후, 박태준은 곧바로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부상을 입은 마고메도프에게 다가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메달 수여식에서는 마고메도프를 부축하며 그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네티즌들은 박태준의 SNS에 찾아와 악플을 남겼습니다. 박태준은 “부상으로 쓰러졌는데 공격을 하나?” “이번 승리는 거짓이다” 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보냈습니다.
박태준은 결승전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거 꿈 아니죠?”라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끝난 후에도 상대의 부상을 이유로 공격을 멈추지 않은 것에 대해 “태권도에서는 ‘갈려’가 나올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는 것이 맞다”며 “심판이 ‘갈려’를 하지 않아 상대의 몸통을 때렸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박태준은 “상대가 경기를 포기하거나 그만둘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며 시상식 때 마고메도프를 부축해주며 “미안하다”고 말한 뒤, 마고메도프 역시 “괜찮다”고 축하해줬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준은 포디움(시상대) 위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큰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목표를 이루니 정말 꿈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감독님과 함께 준비해온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 순간 울컥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박태준은 경기 전 빠른 템포의 팝송을 듣고 긴장을 푼다고 말하며, 시상식을 마치고 내려올 때는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들으며 감동을 되새겼습니다.
그는 휴대전화 배경화면에 “나는 된다. 나는 될 수밖에 없다”라는 문구를 띄워놓고 이를 보며 힘을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 태권도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태권도에서 매 올림픽마다 금메달을 획득해왔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박태준의 이번 금메달 구겨졌던 태권도의 자존심을 회복한 것이며, 특히 남자 58kg급에서 한국이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대훈조차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습니다.